‘군산형 일자리’ 사업 흔들… 투자·고용·생산 모두 저조

입력 2022-10-13 04:06
지난 해 6월 명신 군산공장에서 열린 군산형 일자리 ‘다니고 밴’ 1호차 생산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전북도 제공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북 ‘군산형 일자리’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고용은 물론 투자, 생산까지 모두 저조해 사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한국GM 군산공장이 떠나간 자리에 중견·벤처기업들이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지역 상생형 모델이다. 당초 명신과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코스텍 등 4개 기업이 2019∼2024년 모두 5171억원을 투자해 32만5000여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17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2019년 10월 상생협약식 이후 3년 사이 기대와는 달리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사업 참여 기업들이 올해 8월까지 고용한 인력은 466명이라고 12일 밝혔다. 당초 목표의 65.3%에 불과한 수치다. 각 기업은 올해 총 310명을 고용할 예정이었지만 20%가량인 63명 채용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8월 문을 연 에디슨모터스는 올해 58명을 고용할 예정이었으나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지난해까지 정상대로 이뤄졌으나 올해는 목표액 606억원보다 22.4% 적은 470억원에 멈췄다. 아울러 올해 6315대의 전기 자동차 생산을 목표로 했으나 8월까지 1092대(3년간 누적 1649대)에 그쳤다.

기업들의 내부 상황도 불안정하다. 엠피에스코리아는 지난해 11월 투자를 철회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강영권 회장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미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기업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명신은 지난 2월 이집트 국영기업과 전기마이크로버스, 전기삼륜차 공급 및 기술 지원 투자 의향서를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본계약에 이르지 못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기업 내부 사정과 글로벌 경제 위기가 맞물리면서 투자·고용·생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주축 기업들의 사업 안착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