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에서 곰 조련사로… 두산 사령탑 유력

입력 2022-10-13 04:03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라이언킹’이라 불리며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이었던 이승엽은 현재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으로 유력한 상태다. 뉴시스

‘국민타자’ 이승엽(46) KBO 홍보대사가 두산 베어스의 신임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라이언킹’이라 불리며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승엽이 경쟁 팀인 두산의 유니폼을 입을 경우 프로야구계 전체에 파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승엽이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라며 “아직 그룹 수뇌부의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두산은 최근 이승엽 등 후보군 3~4명을 압축해 모기업에 보고했다. 두산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새 사령탑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산은 전날 한국시리즈 7년 연속 진출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계약을 종료했다. 김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두산의 새 사령탑에 관심이 쏠렸는데 이승엽이 곧바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이승엽은 ‘국민타자’인 동시에 국내에선 삼성에서만 뛴 라이온즈의 간판이다. 그는 KBO리그에서만 467홈런을 치고,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포함해 한·일 통산 626홈런이라는 불후의 기록을 남겼다. 또 2003년 한 시즌 56개의 홈런을 치면서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KBO레전드 40인에서 4위에 올랐다.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예선 6차전에서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의 시속 150㎞의 직구를 두들겨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마쓰자카를 공략하는 2타점 2루타를 기록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약속의 8회’라는 말이 이때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로도 활약해 선수로서는 더 올라갈 수 없을 정도의 기록을 남겼다. 다만 코치 등 현장 지도 경험은 전혀 없다. 또 삼성의 ‘전설’과도 같은 그가 두산 감독에 임명될 경우 성공적인 지도자로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지도 과제다.

“레전드를 또 뺏겼다”는 일부 팬들의 비판도 예상된다. 삼성은 이만수, 김시진, 장효조, 양준혁 등 스타 선수를 감독으로 선임하지 않았었다.

이승엽은 2017년 은퇴 이후 KBO 홍보대사와 기술위원으로 활동했다. 또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고, 야구와 골프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있다.

한편 NC 다이노스는 강인권(50)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NC 구단은 12일 “강인권 대행과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계약금 2억5000만원, 연봉 2억5000만원 등 총액 10억원에 감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구단을 통해 “기회를 주신 구단과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중책을 맡게 돼 부담되지만, 책임감을 느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 감독은 김경문 감독, 이동욱 감독(2019년~2022년 5월)에 이어 NC의 3대 사령탑이 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