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해 개발계획 수립을 사실상 지휘할 총괄기획가를 위촉했다. 이달 중 주민설명회까지 추진하는 등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근 집값 하락세에다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까지 커지면서 정부 공언대로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낼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와 관련해 지역별 총괄기획가 5명을 지자체 추천을 거쳐 위촉했다고 11일 밝혔다. 총괄기획가 대부분은 도시계획이나 건축 분야 전문가다. 일산과 분당 재정비를 이끌 총괄기획가로는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와 김기홍 홍익대 환경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이 각각 위촉됐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 김용석 한국교통대 도시교통공학과 겸임교수, 송하엽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각각 평촌과 산본, 중동 신도시 재정비를 담당하는 총괄기획가로 위촉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괄기획가는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에 주민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고 지자체 정비계획 수립 시 자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시 등 지자체도 내년 1월까지 정기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달 신도시 정비 기본방침과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정부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2024년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 정부와 지자체의 ‘마스터플랜’이 수립되면 곧바로 선도지구를 지정해 사업 추진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별 정비기본계획 수립 방향과 선도지구 구체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이달 말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5개 지자체장 간담회를 연다.
아울러 신도시 재정비 관련 주민설명회도 추진한다. 오는 17일에는 부천과 안양에서, 18일에는 고양과 성남, 군포에서 정부와 지자체 합동 주민설명회를 연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신도시 정비 추진 현황과 향후 계획을 자세히 설명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정부가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반드시 이행한다는 자세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 경기가 꺾이면서 정부의 의욕만큼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낼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까지 겹친 건설사들도 정비사업에 숨 고르기를 하는 양상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