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법 반대 서명 24만… 이통 3사, 반격 채비

입력 2022-10-12 04:05
SK브로드밴드 측 변호인인 강신섭 변호사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법원은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

망 사용료 법안 입법을 둘러싼 갈등이 국회 내에서뿐 아니라 장외에서도 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입법 반대 여론 형성이 이뤄지면서 입법 반대 서명 운동에 24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입법 여론이 악화하자 이동통신 3사는 반격에 들어갈 채비를 했다.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망 무임승차’ 여론을 환기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사단법인 오픈넷 공식 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방 사용료 입법 반대 서명운동에 이날 기준 약 24만명이 참여했다. 당초 망 사용료 문제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의 소송전의 핵심 이슈로 인식됐다. 기업 간 갈등이다 보니 일반 국민으로서는 영향이 없는 사안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망 사용료 입법 관련 공청회를 기점으로 ‘온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청회 이후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 ‘망 사용료 반대 여론전‘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다. 유튜브가 논란에 불을 지폈고, 유튜버들은 불에 ‘땔감’을 던지며 화력을 더했다. 유튜브는 유튜버들에게 망 사용료 법안에 반대해달라고 촉구했고, 일부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버는 입법 반대를 주장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망 사용료 법이 유튜브 등 콘텐츠 사업자(CP)에 통행료로 작용해 결국에는 유튜버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고, 양질의 콘텐츠가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 마케팅’이 주된 내용이었다.

게임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에서만 영상 화질을 720p로 제한하자 ‘공포’가 현실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트위치는 서비스 운영 비용 증가를 화질 저하의 원인으로 꼽았다. 게이머를 중심으로 법안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망 사용료 입법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최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망 사용료 입법은 이동통신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이라는 식의 주장까지 나오면서 반박에 나서기로 했다.

이동통신 3사가 주축이 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5일 트위치의 화질 제한 조치에 대해 공식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또 KTOA는 12일 ‘망 무임승차 하는 글로벌 빅테크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이동통신 3사와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KTOA는 “구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트래픽 양이 많은 해외 CP들이 인터넷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왜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들을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