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저수지서 SLBM 발사… 金 “적과 대화 불필요”

입력 2022-10-11 04:06
저수지로 보이는 곳에서 탄도미사일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10일 공개한 사진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지난달 25일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저수지에서 SLBM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PA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보름간 전술핵운용부대들의 훈련을 진행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든 훈련을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특히 7차례 있었던 미사일 발사훈련을 현장에서 지휘한 김 위원장은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핵전투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쌍십절)인 이날 북한은 최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대남 핵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실시한 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편대비행 등 군사훈련 소식을 몰아서 보도하면서 훈련 장면과 이를 지도하는 김 위원장의 사진도 대거 공개했다.

특히 지난달 25일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이 눈에 띈다. 전문가들은 저수지에서 SLBM을 쏜 나라는 지금까지 없다며 남측의 미사일 요격체계인 ‘킬체인’을 피하려고 열차에 이은 새로운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개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진행한 실전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운용부대들에도 전쟁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막중한 군사적 임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선반도의 불안정한 안전 환경과 간과할 수 없는 적들의 군사적 움직임을 빠짐없이 예리하게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상응한 모든 군사적 대응조치를 강력히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 도발도 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훈련 내용도 상세히 공개했다.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과 일본 상공을 통과한 신형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전투기 150여대를 동원한 항공공격 종합훈련 등 보름간 실시한 훈련이 총망라됐다. 조선중앙통신은 “훈련은 미 해군 항공모함 등 대규모 해상전력이 조선반도 수역에서 위험한 군사연습을 벌이고 있는 시기에 진행됐다”며 한·미 및 한·미·일 동해 연합훈련을 겨냥한 도발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