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 2항)이 시행된지 3년이 지났지만 피해자 10명 중 7명 이상은 사내 괴롭힘을 당해도 참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고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는 291명 중 73.5%가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답했다. 회사 또는 관계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7.6%에 그쳤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는 의견이 74.5%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고 응답한 30명 중 괴롭힘을 인정받은 경우는 33.3%에 불과했다. 23.3%는 오히려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답했다. 신고 후 회사의 피해자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도 60%에 달했다. 직장갑질119 대표인 권두섭 변호사는 “신고에 따른 불이익이 없도록 피해자 보호조치를 강화하고,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