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등 기대감 커지지만… 유가·금리에 가시밭길

입력 2022-10-11 04:06
연합뉴스

지난주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230대를 탈환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과다한 낙폭이 지속됐던 만큼 ‘기술적 반등’이 한동안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심리다. 하지만 OPEC+의 석유 감산 계획에 따른 유가 상승과 한·미 기준금리 인상이 차례로 예고된 만큼 주가는 가시밭길을 걷게 될 공산이 높다.

치솟는 유가는 이미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확률이 높다. 원유가격 상승은 물류비, 생산비 등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는 탓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 배럴당 65.57달러에 불과했던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3개월 만인 지난 3월 123.70달러를 기록한 뒤 안정화 수순에 돌입해왔지만 여전히 배럴당 90달러 이상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존 시장은 2023년 원유 수급 감소치가 하루 46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해왔는데, OPEC+의 이번 결정으로 예상치가 하루 246만 배럴 감소로 5배 이상 급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일 “OPEC+가 1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경기와 수요 침체를 고려하더라도 막대한 변화다. 10월 평균 유가가 100달러 수준으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3개국과 비(非)OPEC 산유국이 모인 주요 산유국 협의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축소될 때까지 매파적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고 사실상 선언한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려 준비 중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존에 유지해왔던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 인상) 기조를 사실상 버리고 빅 스텝(0.5% 포인트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들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 줄고 영업이익이 23.4% 감소하는 등 실적 쇼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대표적 성장주인 네이버(-57.7%) 카카오(-54.8%) 등도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크게 내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은 낙폭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여전히 매파적인 연준의 태도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 전망 등을 감안하면 길게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