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만에 만나 은혜롭고 고된 목회 여정 나눴다

입력 2022-10-11 03:03
춘천동부교회에서 사역했던 이들이 10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2022 세뛰새 플랫폼 데이’ 리비전 캠프(Re;vision camp)에서 대화하고 있다. 새뛰새KOREA 제공

우리가 뜨겁게 하나님을 만났던 그때 그 교회 그 목사를 지금 만난다면. 30여년 전 강원도 춘천동부교회(김한호 목사)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이제 담임목사, 사역자, 사모 등으로 사는 7명이 10일 경기도 안산 ‘The 행복한 스테이지’에 발제자로 모였다. 당시 대학부 담당 이기훈 온누리교회 사회선교부 목사, 담임 임신영 춘천동부교회 원로목사를 만나 삶과 목회 여정을 나누고 조언을 들었다.

모임은 세뛰새KOREA가 목회 본질 탐구를 위해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2022 세뛰새 플랫폼 데이’ 프로그램의 하나인 리비전 캠프(Re;vision camp)였다. 참석자들은 정겨운 회고담에 웃기도 하고 고된 목회 여정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동열 대농제일교회 목사는 “대학부 때 조장 6~7명이 이기훈 (당시) 전도사님 사택에서 성경공부를 하고 사모님이 차려주시는 밥을 먹었다”며 “버거우셨을 텐데 전도사님은 우리와 운동, 여행도 함께했다”고 했다.

춘천동부교회는 이기훈 목사가 신대원 졸업 후 처음 간 임지였다. 김동석 기독운동 하늘바람 대표는 “이기훈 목사님과 대학부원들은 신약 통독 수련회에 갔는데 점심을 지어 먹은 뒤 눈싸움을 했다”며 웃었다. 김 대표는 “춘천동부교회에서의 경험은 좋은 목회자와 성도가 공동체를 얼마나 아름답게 하는지 알게 해줬다. 가장 영적이면서 친밀한 모임이었다”고 기억했다.

남궁령 꿈꾸는교회 목사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는데 임신영 목사님이 교회 차원에서 신학생 장학제도를 마련해 도와주셨다. 물심양면으로 사랑받으며 공부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임 목사가 담임하는 동안 18명이 교회 장학금으로 신학교를 졸업했다. 이동열 목사는 “춘천동부교회 시절 경험을 통해 우리 교회를 찾은 가족에서부터, 버림받은 사람, 오갈 데 없는 사람을 끝까지 돌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80년대 후반 대학부를 담당했던 이기훈 목사는 “연약한 사람을 돌보는 일은 참 힘들지만 예수님이 가장 기뻐할 일”이라며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달란트를 잘 활용해 목회하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1대 목사로 초청받은 임 목사는 손사래를 쳤다. 1986년부터 20여년간 담임한 그는 “여기 모인 이들이 나를 칭찬하지만 사실 나는 50점짜리에 불과하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목회 방향에도 장단점이 있다. 그걸 늘 살펴보라”고 했다.

90년대 춘천동부교회에서 청년부를 담당했던 마성호 베다니교회 목사는 “3대 청년과 2대 부교역자, 1대 담임목사로 이뤄진 ‘영적 3대’가 만나 목회 여정을 나누며 연대감을 느꼈고 앞으로도 같이 사역을 고민하기로 해 뜻깊었다”고 평가했다.

안산동산교회(김성겸 목사)가 한국교회 섬김 사역의 하나로 지원하는 세뛰새는 ‘세대를 뛰어넘는 새 플랫폼’의 약자로 한국교회의 미래와 방향을 제시해 왔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