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턴 정진석 비대위 ‘전열 정비’… 당권레이스도 본격화

입력 2022-10-10 04:08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가처분 리스크’를 털어낸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본격적인 당 조직 정비에 나설 전망이다. 가처분 리스크에 발이 묶여 출범 후 약 한 달간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국민의힘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향한 첫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그동안 물밑 경쟁을 펼쳤던 당권 주자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부터 정 위원장이 각 지역의 당원들을 만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당 내홍에 실망한 지역 당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쇄신 목소리를 경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보수 텃밭인 대구를 첫 행선지로 정했다. 정 위원장은 이후에도 매주 한 차례씩 각 지역을 방문해 당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동시에 전국 당원협의회를 비롯한 당 조직 재정비 작업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전국 67곳의 당협이 위원장 공석 상태다. 당 관계자는 “해체된 상태인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다시 구성해서 비어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부터 채워나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에 관한 논의에도 자연스레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예산안 심사를 마친 후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준비에 50일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2월 안팎이 전당대회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내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당대회 방식을 두고서도 당권 주자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금의 ‘단일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할지가 관건이다. 단일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진행한다. 당대표에게 더 많은 힘이 실리는 구조다. 반대로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동시에 진행한다. 최고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차점자부터 최고위원이 되는 식이다. 당권 주자들이 최고위에 들어가게 되면서 당대표 권한은 그만큼 견제받게 된다.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당대표 선거에는 여론조사 30%가 반영되는데, 타당 지지자들이 참여할 수 없도록 장치를 두자는 것이다. 당권·대권 분리조항에 대한 논의도 터져 나올 수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에 도전하려는 인사는 1년6개월 전에 당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당직을 내려놓도록 당헌에서 규정하고 있다.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당내에선 조경태·김기현·안철수(선수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원외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 의원은 SNS를 적극 활용하며 약점으로 꼽히는 인지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 대야 투쟁에도 한창이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안 의원은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이날 MBN 인터뷰에서 “선거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중도이고, 다음 총선은 수도권이 최전선이 될 것”이라며 “10년 동안 현역 정치인 중 저만큼 (두 가지를)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 대문 사진을 ‘변화와 혁신! 준비된 당대표 소신당당 조경태’로 바꿔 달며 당권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개혁보수 이미지를 지닌 유 전 의원은 윤석열정부를 강하게 질책하며 잠재적 당권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4년 1월까지 당 복귀가 불가능해진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정현수 구승은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