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원 가세요”… 의사없는 지방의료원

입력 2022-10-10 04:07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열린 의사 인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지방의료원의 의사 부족 문제가 악화일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지방의료원 의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6%였던 지방의료원 결원율은 지난달 기준 14.5%까지 2배 이상 올랐다. 정원 1266명 중 184개 자리가 공석이다. 전국 지방의료원 35곳 중 26곳이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호남권 결원율이 높았다. 전북 지역 지방의료원은 지난달 기준 도합 결원율이 26.1%, 전남은 25.8%로 정원 4분의 1 이상이 비었다. 이중 전북 진안은 의사 정원 20명 중 14명만 있어 결원율이 33.3%로 가장 높았다. 전남 강진이 22명 중 7명이 비어 31.8%, 순천이 20명 중 6명이 없어 30.0%다. 전북 군산도 46명 중 12명이 비어 26.1%의 결원율을 기록했다. 호남 외에 충북 지역 전체 결원율이 21.3%로 가장 높았고, 대구도 20.5%에 달했다. 경남과 충남은 각각 17.9%, 15.2%였다.

지방의료원 의사 부족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의사 정원이 99명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경기도 성남도 27명이 모자라 결원율이 27.3%에 이르렀다. 안성의 결원율도 27명 중 7개 자리가 비어 25.9%였다. 서울의료원도 180명 중 19명이 없어 결원율 10%를 넘겼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4개 필수진료과가 모두 갖춰진 지방의료원은 전체의 65.7%에 그쳤다. 여기에 흉부외과와 비뇨기과까지 기준을 6개로 확대하면 22.9%에 불과했다. 전남 목포의료원은 흉부외과를 진료과목으로 두고서도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순천의료원 비뇨기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