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은 대한안과학회가 정한 ‘눈의 날’이다. 학회는 ‘3대 실명질환(녹내장·당뇨망막증·황반변성), 안저검사로 한 번에 빠르고 쉽게!’라는 슬로건 아래 10일부터 16일까지 ‘눈 사랑주간’을 통해 안저검사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기로 했다.
안저검사는 망막과 시신경 상태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안저 카메라로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찍는데, 인체에 무해한 파장의 빛으로 1분 이내 짧은 시간에 촬영하기 때문에 후유증이 없다. 검사비는 1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안저검사에 대한 국민 인식은 매우 낮다. 국내 한 안과병원이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저검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22.8%에 불과했다. 이들 중 실제 안저검사 경험자는 38.6%에 그쳤다. 안과학회 이종수(부산대병원 교수) 이사장은 10일 “시력감소를 초래하는 눈 질환들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날 뿐 아니라 단순 노안으로 생각해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돼 시력을 잃을 수 있는 녹내장과 당뇨망막증, 황반변성 등은 안저검사를 통해 조기에 찾아내 치료하면 실명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화가 시작되는 40세부터는 안과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과학회는 수 년 전부터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고령화 속에 3대 실명질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진적으로 손상돼 주변 시야부터 흐려지다 중심부까지 침범하면 실명에 이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진료 환자는 2020년 96만7554명에서 지난해 108만29명으로 늘었고 처음 100만명을 넘었다.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망막증은 오랜기간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의 모세혈관이 손상돼 막히거나 망막 중심부가 부어 실명을 낳는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인 환자 3명 가운데 2명이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망막증은 당뇨가 정상 수준으로 조절되더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방심하기 쉽다. 당뇨 환자는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집중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손상돼 생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황반변성 진료 환자가 2017년 16만6007명에서 2020년 20만1376명으로 22.2% 늘었다. 고도근시 등이 있으면 젊은 환자에서도 발병할 수 있어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