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1위 은행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디지털 리딩 뱅크’ 싸움에선 KB국민은행이 압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은행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등 지표에서 신한은행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 전체 금융 플랫폼 1위는 KB, 신한도 아닌 토스·카카오뱅크가 차지해 핀테크 기업들의 저력을 보여줬다.
9일 리서치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금융 플랫폼 기획조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뱅킹 앱 KB스타뱅킹은 확보고객 비율 32.7%를 기록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확보고객은 금융소비자 행동 특성을 고려해 개발된 지표로, 일상생활에서 특정 앱을 필수적·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 수를 반영한다.
반면 신한은행 뱅킹 앱 신한 쏠(SOL)은 4위(23.6%)에 그치며 KB스타뱅킹에 9.1% 포인트 뒤처졌다. 신용카드 앱의 경우에도 신한플레이(6위·21.1%)가 KB국민카드(5위·22.3%)를 따라잡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약진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도 나타난다. MAU는 특정 앱에 최소 월 1회 이상 접속한 이용자 수다.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KB스타뱅킹 MAU는 1131만명으로, 신한 쏠(887만명)을 제쳤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KB스타뱅킹은 1043만명에서 1131만명으로 90만명 가까이 늘어난 반면 신한 쏠은 되레 899만명에서 887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줄었다.
이들 시중은행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공고한 1위는 핀테크 업체가 차지했다. 확보고객 기준으로는 토스가 33.7%를 기록해 1위로 집계됐다. MAU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가 1297만명을 차지해 1위로 나타났다. 토스·카카오뱅크가 디지털 시장에서는 시중은행을 넘어선 것이다.
은행들은 앱에 정기적으로 접속하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 자체를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기능 외에도 결제, 카드 기능 등을 통합해 하나의 앱으로 제공하거나 배달앱(신한은행) 알뜰폰(KB국민은행) 등 부가 기능을 탑재하는 방식을 채택 중이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기존에 별도 앱으로 제공되던 계열사 기능까지 한 앱으로 통합해 서비스하는 ‘원 앱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토스는 주력 기능이던 간편송금에 더해 뱅킹(토스뱅크) 주식(토스증권), 신용등급조회 등을 모두 토스 앱 한 곳에서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도 수신업무와 더불어 카드 발급이나 제휴 주식계좌 개설 등 기능을 카카오뱅크 앱에서 서비스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