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저녁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프랑스 여성 작가 아니 에르노(82)의 책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들은 일제히 에르노 도서 코너를 마련했다. 출판계는 모처럼의 ‘노벨상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9일 알라딘의 문학분야 주간 베스트 집계를 보면, 아르노의 ‘단순한 열정’이 1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세월’(14위), ‘빈 옷장(17위)’ 등 세 권이 20위 안에 진입했다. ‘탐닉’(29위), ‘집착’(31위), ‘남자의 자리’(32위), ‘카사노바 호텔’(36위)도 순위권에 올랐다. 알라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이후 14시간 동안 아르노의 책이 1200여권 판매됐다.
예스24에서도 이날 문학분야 일일 베스트에서 ‘단순한 열정’이 2위, ‘세월’이 10위, ‘남자의 자리’가 14위를 기록했다. 교보문고에서는 ‘단순한 열정’이 일일 종합 베스트 2위를 차지했다.
에르노가 국내 독자들에게 익숙한 작가인데다 그의 책들이 다수 출간돼 있어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동시에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탄자니아 난민 출신 영국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와 2020년 미국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은 노벨문학상 선정 당시 국내 출간작이 없어 노벨상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에르노 작품은 1990년대부터 민음사, 문학동네, 1984북스, 열림원 등 여러 출판사에서 꾸준히 출간해 현재까지 17권이 나왔다. 에르노는 노벨문학상 후보 작가들 중 국내에 작품이 가장 많이 번역된 경우에 속한다. 자기고백적 글쓰기, 페미니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에르노의 책은 분량이 얇고 개인적 체험을 그대로 드러내는 책이라서 독자들이 접근하기에도 쉽다는 평이다.
에르노의 다른 책들도 앞으로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문학동네는 현재 품절 상태인 에르노의 글쓰기에 대한 에세이 ‘칼 같은 글쓰기’를 재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