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2%↓ 어닝쇼크…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입력 2022-10-08 04:00
국민DB

경기 침체 그림자가 본격적으로 드리우고 있다. 국민 기업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30% 이상 급감했다. 무역수지에 이어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경상수지마저 8월 적자로 돌아섰다. 정부는 ‘경제 위기설’을 진화하고 있지만 곳곳에 대외 악재가 산적한 탓에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2.7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 급감했다.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이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영향이다. 4분기 실적도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지표도 암울하다.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에 이어 경상수지마저 4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이날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약 4조30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4억4000만 달러 흑자)보다 104억9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특히 이번 적자는 상품수지의 대규모 적자가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8월 상품수지는 44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적자 전환됐다. 7월(-14억3000만 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크게 늘었다. 이는 상품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통관기준)이 36.1% 급증했고, 반도체·수송장비 등 자본재(16.4%), 승용차·곡물 등 소비재(28.2%) 수입도 확대됐다. 여기에 서비스수지마저 적자 전환하며 경상수지 적자를 이끌었다. 8월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동기보다 16억2000만 달러 감소한 7억7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올해 재정수지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경상수지마저 무너지자 ‘쌍둥이 적자’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더구나 강달러 상황에서 경상수지 악화는 달러 수급에 불균형을 일으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 대중국 수출 부진 등 대외 악재도 산적한 탓에 경제 상황을 낙관하긴 힘들다.

정부는 경제 위기설을 부인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은은 “9월 들어 무역적자(-37억7000만 달러)가 크게 축소된 만큼 9월 경상수지는 흑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연간으로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경상수지 적자가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상수지 통계 발표 직후 제10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대외건전성의 기본 안전판은 경상수지”라며 “올해 연간으로 상당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되지만, 흑자 기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송수 김지애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