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귀걸이의 나라’였다. 금세공 기술이 뛰어났던 백제 사람들은 왕과 귀족, 양민 할 것 없이 금이나 금동으로 만든 귀걸이를 귀에 걸고 다녔다. 양민이 단순한 고리모양을 하고 다녔다면 귀족들은 여기에 3∼5㎝의 드리개를 덧달아 멋을 냈다. 또 지금과 달리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고 귓불에 구멍을 뚫었다.
국립공주박물관이 그런 백제의 면모를 보여주는 전시를 한다. ‘백제 귀엣-고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특별전에서다. 백제 귀걸이 216점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은 역대 최대 규모다. 하이라이트는 무령왕과 무령왕비의 귀걸이로, 드리개를 합친 길이는 12.3㎝나 된다. 전시에는 이처럼 왕과 귀족이 하던 화려한 드리개가 달린 귀걸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하던 단순한 고리 모양 귀걸이 151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백제 귀걸이 문화를 통시적·동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가야, 고구려, 신라 등 동시대 다른 나라뿐아니라 신석기에서 조선에 이르는 오랜 귀걸이 문화를 조명한다. 또 토기, 구슬을 포함해 국보 8점, 보물 26점 등 총 1021점의 유물이 나왔다. 백제 귀걸이의 구조와 특징, 제작과정을 소개하고 귀걸이를 착용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