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북미 지역의 ‘패션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전격적으로 인수한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이자 한국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네이버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C2C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유럽 등을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차세대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4일 포쉬마크 주식 9127만2609주를 2조3441억원에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주당 17.9달러다. 주식 취득 뒤 네이버의 지분율은 100%가 된다. 2011년 설립된 포쉬마크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결합한 미국의 대표적 C2C 플랫폼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당근마켓’과 유사하다. 포쉬마크는 사용자 8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패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크림(한국), 빈티지시티(일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유럽) 등과 같이 패션에 특화한 버티컬 플랫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로 한국 일본 유럽 미국을 아우르는 패션 버티컬 플랫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우리가 직접 사업 거점을 확보할 수 있고, 최신 기술 트렌드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분야,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C2C 그리고 특히 패션 커머스라고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포쉬마크는 사용자 가운데 80%가 북미 지역의 MZ세대인 글로벌 C2C 패션 중고거래 1위 사업자다. 미국 온라인 중고시장 역시 굉장히 빠르게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커머스와 커뮤니티 소셜 기능이 결합한 가장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포쉬마크 인수는 최 대표의 ‘글로벌 3.0’ 비전을 구체화하는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일본 진출을 ‘글로벌 1.0’, 북미 왓패드 인수와 유럽 인공지능(AI) 연구소 설립 등을 ‘글로벌 2.0’으로 규정한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드는 걸 ‘글로벌 3.0’으로 설정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포쉬마크 인수에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