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양강으로 꼽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국내 클럽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FA컵 결승 길목에서 만난다. 컵 대회와 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두 팀으로선 피할 수 없는 일전이다. 2년 연속 FA컵 결승 진출에 도전하는 대구 FC는 FC 서울을 상대한다.
전북과 울산은 5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단판제로 치러지는 이번 경기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인 현대가(家) 더비인 데다 ‘더블’에 도전하는 두 팀의 대결이라 관심이 쏠린다.
전북과 울산 모두에게 승리가 절실한 경기다. 1년 간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벌여온 두 팀은 5일 컵 대회 경기에 이어 8일 리그 경기를 차례로 치르게 되는데, 사실상 리그 한해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 되는 2연전으로 평가 받는다. 울산이 리그에서 20승9무5패, 승점 69점을 거두며 전북에 승점 5점 차로 앞서 있지만 만일 패배하면 우승 경쟁이 안갯속으로 빠지게 된다.
분위기는 두 팀 모두 좋다. 울산은 최근 3경기(2승1무)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다.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인천 유나이티드를 3대 0으로 완파했다. 전북은 4연승 중이다. 파이널 첫 경기에선 리그 3위인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3대 1로 제압했다.
올 시즌 두 팀은 세 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1패로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첫 대결에선 울산이 레오나르도의 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했고, 두 번째 경기에선 전북이 3대 1로 이겼다. 마지막 경기에선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선제압에 실패하면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양 팀 모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인천 전 승리 후 “전북과의 2연전을 포함해 포항전까지 앞으로 3경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울산은) 조기 우승을 확정하겠다고 하는데 쉽게 기회를 주지 않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순위를 뒤집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와 서울은 같은 날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CL) 진출권을 노리는 만큼 혈투가 예상된다. 대구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FA컵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기세 상으로는 대구가 앞선다. 대구는 지난 1일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서울을 맞아 3대 2 승리를 거뒀다. 특히 원정 16경기에서 9무7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대구는 지긋지긋한 ‘원정 징크스’를 깨는 데 성공했다. 반면 서울은 패배 이후 서포터들의 질타까지 받은 상황이라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양 팀 모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FA컵 4강전에서 이기는 팀은 오는 26일과 29일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을 다투게 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