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을 담은 정부 조직 개편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은 3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양 대변인은 “당정은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 공약사항 이행을 위한 개편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며 “당정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더 심도 있는 검토·논의를 거쳐 조만간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정은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와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격상 방안, 재외동포청 신설 등을 담은 개편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여가부 대신 가족·인구 정책을 담당할 ‘인구정책본부’를 보건복지부 산하에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김현숙 여가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여가부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양 대변인은 ‘여가부 폐지가 개편안에 담겼나’라는 질문에 “미세 조정해야 하는 단계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양 대변인은 “대통령 공약 사안과 관련한 정부 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전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당정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 신설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조직 개편안은 이르면 이번 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번 주 중 당과 행정안전부가 협의한 뒤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주 내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69석 거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부 조직법 개정이 불가능하므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 개편안에 관해 설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선 심야 택시난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들도 논의됐다. 당정은 개인택시 부제(의무휴업제)를 해제하고 법인택시기사의 취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심야시간 탄력호출료 확대와 올빼미 버스 등 심야 교통수단도 늘리기로 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택시대란 대책을 4일 발표한다.
손재호 이상헌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