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절벽 심화… 매매 이어 증여도 말라버렸다

입력 2022-10-04 19:10
증여와 매매 등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규제가 일부 완화된 경기도에서도 거래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중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이 겹치면서 증여가 줄고 있다. 매매 뿐만 아니라 주택 거래 전반이 위축하며 ‘거래절벽’이 극대화한다.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으로 조금이나마 시장이 활성화할 거란 기대는 남아 있다. 하지만 서울 거래량이 바닥인 상황에서 ‘패닉바잉(공황 구매)’을 주도했던 경기도의 거래량도 급격한 감소세를 탔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가 245건으로 전체 2739건의 거래량 가운데 8.9%를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비중은 지난 7월(7.2%)보다 다소 높았지만, 전체 건수에서 7월(337건)보다 줄었다. 2019년 이후 8월을 기준으로 하는 증여 비중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집값 상승기에는 거래절벽이 이어져도 증여가 계속됐었다. 정부의 규제와 세제 강화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자주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이 동시에 진행돼 증여를 받는 쪽의 부담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증여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증여를 포함한 주택 거래 전반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7건에 그쳤다. 7월(643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한 달의 거래량이 1000건에도 못 미치는 거래절벽 현상은 두 달 연속 이어졌다.

극단적인 시장 침체로 규제 완화 요구가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1일 인천시와 세종시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경기도 안성·평택·동두천·양주·파주 5개 지역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발표했다. 이런 규제 해제가 주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규제를 해제한 경기도 5개 지역에서 올해 안에 1만150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규제 해제 이후 모집공고를 낸 분양 단지는 청약통장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이면서 지역·면적별 예치금만 충족하면 1순위 청약자격을 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은 지방에 비해 잠재 수요가 많은 만큼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변화는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에 경기도 아파트의 잠정 매매 건수는 2767건에 머물렀다. 패닉바잉이 절정이었던 2020년 8월(1만4000건)과 비교하면 1만건 이상 줄었다. 수도권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거래절벽 현상이 수도권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기도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