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 몫의 부총리 자문관 자리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부활했다. 홍남기 전 부총리 재임 때 사라졌던 관행이 4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한동안 소원했던 기재부와 KDI의 관계가 추 부총리와 KDI의 오랜 인연으로 다시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남창우 KDI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8월 29일부터 부총리 자문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2017~2018년 KDI 안상훈 선임연구위원이 자문관 근무를 마친 뒤 4년 만의 파견이다. 홍 전 부총리가 재임을 시작한 2018년 12월부터는 KDI 몫 자문관 인사가 없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19일 KDI와 정책간담회를 하기 위해 직접 KDI를 찾기도 했다. 부총리가 KDI를 찾은 것은 유일호 전 부총리 이후 처음이다. 추 부총리는 사무관 시절부터 KDI와 업무 협의를 했다고 한다. 추 부총리가 기재부 1차관 시절 수립한 박근혜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준비할 때도 KDI와 협력했다.
KDI 출신들은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전성시대’라고 불릴 만큼 정부와 국회로 향하는 사례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현오석·유일호 전 부총리가 KDI 출신이고, 김중수 한국은행 전 총재,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연구위원으로 KDI를 거쳐 갔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우세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이후 추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KDI는 추 부총리 재임 기간 국책연구기관으로서 기재부와의 업무 협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I 관계자는 2일 “기재부가 최근 현안에 집중하다 보니 중장기적 경제 정책에 대해서 고민이 부족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고, 이런 지점에서 KDI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