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때 교육개혁 주도 이주호, 10년 만에 교육수장 복귀

입력 2022-09-30 04:06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명박정부의 교육정책을 주도했던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넘어 10월 초 임명될 경우 2013년 3월 교과부 장관에서 물러난 이후 9년7개월 만에 교육수장 자리에 복귀한다.

윤석열정부 1기 내각의 마지막 ‘빈자리’였던 교육부 장관 자리는 박순애 전 장관이 지난 8월 8일 자진 사퇴한 이후 이날로 53일째 공석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 논의를 이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학자 출신인 이 후보자는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과 교과부 1차관을 거쳐 2010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교과부 장관을 지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정부의 실용주의 교육정책을 상징했던 자율형사립고, 마이스터고 신설 등을 주도했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이 후보자는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로 국회의원도 지냈다.

김 실장은 “교육 현장, 정부·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한 미래인재 양성, 교육격차 해소 등 윤석열정부의 교육개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윤석열정부 초대 교육수장이었던 박순애 전 장관은 학제 개편을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 임명된 지 3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교육 전문가를 대상으로 물색, 인선 및 검증 작업을 진행했으나 인사청문회 부담 등으로 적임자들이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교육부 장관 하실 분들이 거의 다 고사하면서 인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지금처럼 이렇게 탈탈털이식 청문회를 하면 상당히 부담돼서 가족들이 다 반대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인력풀의 한계 속에 풍부한 정책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 이 후보자가 낙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탕 인사’라는 지적은 부담이다.

김문수 내정자는 장관급인 경사노위 위원장을 맡아 윤석열정부의 3대 개혁(연금·노동·교육개혁) 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을 이끌게 됐다.

김대중정부 당시 ‘노사정위원회’로 출범했던 경사노위는 2018년 지금의 이름으로 확대 개편했다. 경사노위 위원장 임기는 2년으로, 문재인정부 때 3연임돼 약 5년간 재임했던 문성현 전 위원장이 지난 7월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사퇴하면서 2개월째 공석이 이어졌다.

김 내정자는 1980년대부터 20년 이상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에다 재선 경기지사를 역임했다. 다만 김 내정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수단체의 태극기집회를 옹호하는 행보를 보인 점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