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 “대화 노력 없이 가난한 사람들 희망 뽑아 버렸다”

입력 2022-09-30 03:02

서울 동대문구가 15년 가까이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 설치돼 있던 무료급식소 ‘밥퍼’의 홍보 조형물(사진)을 철거했다. 밥퍼 홍보 조형물을 설치한 다일복지재단(대표 최일도 목사)은 29일 “희망트리를 철거한 구청이 다시 세우라”고 촉구했다.

‘희망트리’로 불리는 조형물은 30년 넘게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다일복지재단이 2008년 답십리 굴다리 전농동 방향 벽면에 설치한 가로 3m, 세로 8.6m 크기의 나무 모양 조형물로 2014년에는 청량리 방향 벽면에도 추가로 세웠다.

동대문구청은 “조형물은 밥퍼 측이 적법한 절차 없이 설치했고 몇 차례 자진 철거를 권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면서 “차량과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다일복지재단 측은 즉각 반발했다. 최일도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문화관광부 지원을 받아 설치한 희망트리를 철거한 이필형 구청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을 뽑아 버렸다.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강제 철거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구청이 철거했으니 구청이 나서 다시 세워야 한다”면서 “겨울이 오기 전 다시 세워질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