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부양 대신 정부 지원을 바라는 노인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2명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4억1048만원으로 전년보다 6094만원 증가했고,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 중 고령자의 비중은 17.5%에 달했다. 통계청은 2025년이면 고령인구 비중이 20.6%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기까지 오스트리아가 53년, 영국이 50년, 미국이 15년, 일본이 10년 걸렸는데 한국은 7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고 응답한 고령자 비율은 2010년 38.3%에서 2020년 27.3%로 줄었다. 반면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부양 책임을 져야한다고 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37.8%에서 49.9%로 늘었다. 실제 자녀나 친척 지원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층은 2011년 39.2%에서 지난해 17.8%로 급감했다. 반면 본인 혹은 배우자가 생활비를 버는 고령층은 51.6%에서 65.0%로, 정부·사회단체 지원을 받는 고령층은 9.1%에서 17.2%로 각각 늘었다.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은 근로·사업소득이 48.3%로 가장 많았고, 연금·퇴직금 35.1%, 재산소득 10.5% 순이었다. 취업 의사가 있는 고령자는 54.7%에 달했다. 취업을 원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3.3%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은 37.3%였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 가구 순자산액은 4억1048만원으로 전년 대비 6094만원 증가했다. 부동산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9%로 가장 높았으며, 저축은 13.8%로 타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2020년 기준 고령자 가구주 가구의 67.9%는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소득 분배지표는 2016년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빈곤율은 여전히 높다. 2019년 기준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고령자 이혼·재혼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은 각각 13.4%, 17.5%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재혼도 지난해 남녀 각각 전년 대비 6.6%, 6.5%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남녀 재혼은 각각 6.4%, 14.7% 증가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