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3일째 공석 중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주호(사진)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29일 지명했다.이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교육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9년 전에 공직에서 물러난 그에게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맡기겠다고 한다. 교육개혁을 주도할 인물이 과거 정부에서 일한 사람밖에 없는지 안타깝다. 이 전 장관 기용에는 아무런 감동이 없다.
이 전 장관은 이명박정부의 초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을 거쳐 장관까지 지냈다. 이 전 장관이 주도했던 자율형사립고 정책 등은 많은 논란과 비판을 낳았다. 사교육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그는 차관 시절부터 아랫사람들에게 버럭 화를 잘 낸다고 해서 ‘버럭 이주호’로 통했다. 대부분의 교육 관료들은 그의 귀환을 반기지 않는다. 관료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개혁을 잘 할 사람으로 그를 꼽았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리더십이 잘 발휘될지는 의문이다. 이 전 장관은 교육부 수장을 지냈으면서도 최근에는 교육부 폐지론자로 돌아서서 그의 행보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 6·1 지방선거 때는 보수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을 벌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인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사흘 전 자진사퇴했고, 박순애 장관은 취임한 지 34일 만에 물러났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정책이 윤석열정부 시작부터 겉돌고 있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장으로 지명받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그의 극우 성향과 반노동조합 발언 이력 등이 논란이다. 대통령 직속 위원장이라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자리지만 노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김 전 지사가 노사정의 대화와 합의를 잘 이끌어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 인사다. 윤 대통령이 주요 공직자 후보로 선택하는 인물들에 대해 많은 국민이 실망하거나 동의를 못한다는 뜻이다. 이번 인사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