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화학은 지난 28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미국 ‘얼티엄셀즈’에 2023~2028년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리튬이온배터리(LIB) 제조용 알루미늄 파우치’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의 3배에 이르는 계약을 한방에 따냈다.
농심의 대표 제품 포장재를 만들어왔던 율촌화학이 ‘대박 계약’을 맺은 배경에는 국산화가 있다.
율촌화학은 일본 업체들이 사실상 독식해온 배터리용 파우치 필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파우치 필름은 파우치 배터리를 구성하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을 보호하는 핵심 소재다. 그동안 DNP, 쇼와덴코 등의 일본 업체가 시장을 주도했다.
율촌화학이 파우치 필름 개발에 나선 건 2020년 즈음이다. 일본이 2019년 반도체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자 우리 정부는 일본산 의존도가 높던 파우치 필름을 국산화 국책 과제로 선정했었다. 여기에 율촌화학이 도전한 것이다. 그리고 3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폭적 지원도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율촌화학에서 제품 개발 및 양산화에 성공하기까지 설계·기술 지원, 연구·개발 인력 파견 등의 전방위적 지원사격을 아까지 않았다. ‘일반 파우치 필름’ 개발에 주력하던 율촌화학이 차세대 배터리용 ‘고성형 파우치 필름’ 개발로 전환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9일 “율촌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 이번 계약으로 한층 경쟁력을 강화했다. 전략산업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성공했단 점에서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