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이화영 뇌물혐의로 구속… 이재명∼쌍방울 연결고리 찾나

입력 2022-09-29 04:03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대표)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8일 구속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겨누는 모양새가 됐다. 검찰은 쌍방울이 대북사업 추진을 위해 이 전 부지사를 연결고리로 경기도와 유착 관계를 형성했는지, 쌍방울을 둘러싼 수상한 자금 흐름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관 있는지를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낸 뒤 경기도 부지사로 부임한 2018년 8월부터 약 3년간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외제차 등 뇌물 2억5000만원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가로 2019년 5월 쌍방울 실소유주인 김성태(해외 체류 중) 전 회장이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에 동석하는 등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편의를 제공했다고 검찰은 본다. 수원지법 김영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내줬다.

경기도와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가 2018년 11월 공동주최한 대북교류 행사에 쌍방울 측이 수억원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쌍방울 전환사채 발생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중이다. 수원지검은 최근 “변호사비로 3억원 썼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불기소 처분하면서도 해당 결정문에 “전환사채 등으로 변호사비가 대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적기도 했다. 다만 해당 의혹은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핵심 관계자 신병이 확보돼야 수사가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도 수사 대상 기업을 확대하면서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신 각종 인허가와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사실상의 구단주”라는 진술이 나온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우선 조준하는 모습이다. 지난 16일 정 실장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 관련 수사 범위가 두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온다.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및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