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 밀수입한 필로폰 97억원어치를 다세대주택 원룸에 숨겨두고 수도권 일대에서 유통시킨 마약 조직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필로폰 매매·소지) 등의 혐의로 9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3명은 국내 판매 총책, 2명은 중간 유통책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공급책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중국동포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움직이며 SNS 등을 이용해 소위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던지기란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판매자가 특정장소에 마약을 갖다 놓고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수법을 말한다.
일당은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시흥에 제3자 명의로 원룸을 빌려 소분한 필로폰을 보관·판매했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계약 하루 만에 거처를 빠져나와 여행가방에 필로폰을 넣고 모텔을 전전하다가 닷새 뒤 또 다른 원룸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국내 공급책 A씨(44)를 검거하면서 금천구 원룸 화장실 천장에 숨겨놨던 필로폰 2.4㎏을 압수했다. 지난해 12월 시흥의 원룸 냉장고에서 발견한 0.5㎏까지 포함해 총 압수된 필로폰 양은 2.9㎏이다. 이는 시가 97억원 상당으로 약 9만7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해외에 있는 다른 조직원 2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공급 총책인 한국인 B씨(42)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B씨는 해외에 체류하면서 필로폰을 국내로 반입시키고 SNS 등을 통해 일당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