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그린에너지 등의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신(新) 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하면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다른 기업들도 앞을 다퉈 친환경 전략을 내놓고 있다.
화학·정유업계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식으로 자원순환을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일회용 포장용기 등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IT업계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과 전력 소모를 줄이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환경에 쏟는 관심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국내 30대 그룹의 ESG위원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주로 ESG 전략 수립과 지배구조 개선 관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ESG 관리 안건이 34.9%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지배구조(32.3%), 일반 경영 및 투자(17.4%), 사회 분야(10.2%), 환경 분야(4.4%) 등이었다. 환경 분야 안건에서는 탄소 전략(58.6%)과 친환경사업(41.4%)이 논의됐다.
‘그린워싱’ 우려를 놓고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린워싱은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경영활동을 하면서도 친환경으로 포장하는 걸 지칭한다. 산업연구원은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한 산업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업의 ESG 등급이 높으나 환경(E)등급 세부항목에서 자금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기업의 평가가 높아 그린워싱 우려가 존재했다”고 진단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부당 환경성 표시·광고로 적발된 건수가 올해 들어 8월까지 1383건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272건)의 5배에 달한다. 조사 건수 대비 적발 건수 비율은 올해 27.3%로 지난해(2.2%)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