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 차면생명교회에서 5년째 목회하고 있는 김하자(68) 목사는 2년여 만에 서울을 방문했다.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섬김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행사에 늦지 않기 위해 김 목사는 꼭두새벽부터 고속버스를 타고 5시간을 달려 서울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룻밤을 사랑의교회 출석 성도의 섬김으로 해결했다.
사랑의교회 성도 200여 가정은 김 목사처럼 지방에서 올라온 목회자 부부를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했다.
김 목사는 27일 “(성도 가정이) 환대해줘 감동이었다”며 “자신들의 집을 공개하기 쉽지 않은데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배려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병연(61) 권사는 김 목사 부부를 맞이하기 위해 새벽부터 아침식사 준비와 차량 봉사를 자청했다. 김 목사는 “오늘 아침에도 떡국 빵 커피 과일 음료까지 푸짐하게 먹었다”며 “전날 저녁과 오늘 교회까지 직접 데려다 줬다”고 말했다.
호텔에 머무는 목회자 부부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섬긴 성도들도 있다. 이재란(47) 집사는 30여명의 성도와 힘을 모아 강남의 한 호텔 객실 81개를 확보했다.
이 집사는 “지난 7월부터 숙소를 예약하고 아침식사·차량 등을 준비했다”며 “목사님과 사모님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팀원들과)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집사를 포함한 10여명의 팀원은 각 객실에 놓을 간식 꾸러미도 준비했다. 목회자 부부를 환영하는 간단한 카드와 함께 전병 바나나 초콜릿 우유 등 간식을 제공했다. 이 집사는 “숙박을 준비하면서 (목회자 부부에게) 하나라도 더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팀원들도 흔쾌히 한마음으로 섬겨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랑의교회에 따르면 ‘한국교회 섬김의 날’ 행사에 참석한 5543명 가운데 지방에서 방문한 목회자와 사모는 2200여명이다. 교회는 원래 이들 모두 홈스테이로 섬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과 목회자 부부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교회 인근 호텔을 예약해 숙박을 제공했다.
호텔에서 머물렀던 청송 신성교회 김태성(69) 목사는 “(성도들의) 헌신으로 편히 쉴 수 있었다”며 “사랑을 많이 받고 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