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논의 급물살

입력 2022-09-28 04:05

광주의 상징 무등산 정상을 반세기 넘게 점유해온 방공포대 이전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광주시는 무등산 정상 공군부대에서 방공포대 이전을 위한 첫 관련기관 대책회의를 29일 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방부와 환경부, 지자체 핵심 간부가 처음으로 현장을 함께 방문해 구체적 이전방안을 논의한다.

광주시는 2015년 12월 국방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무등산 정상 군부대 이전협약을 어렵사리 체결했다. 하지만 군 공항 이전문제 등과 맞물리면서 미뤄져왔다.

시는 당초 방공포대 이전 후보지를 광주 군 공항 영내나 서창 들녘, 동곡예비군 훈련장 등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광주공항과 맞붙은 공군부대 이전이 확정된 후 주변 부지를 찾아 이전을 추진한다”고 해 답보상태를 이어왔다.

시는 지난 7월에도 국방부를 방문해 “군공항 이전과 별개로 먼저 방공포대를 이전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에 대해 요지부동이던 국방부가 전향적 자세로 돌아서면서 방공포대 이전 방안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방공포대 이전을 위해 500억원 정도의 예산 확보 등 난관이 있지만 국방부와 공군 측이 이례적으로 참석한 현장회의는 큰 의미가 있다“며 “무등산 정상 복원을 향한 첫 걸음을 뗐다고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해발 1187m의 무등산 정상 천왕봉에는 1966년부터 방공포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등산 정상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돼왔다. 천연기념물인 주상절리대에 콘크리트 계단이 설치되는 등 무등산 정상의 일부 지형과 환경도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