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로 총구 돌린 與, ‘민주당과 유착’ 프레임에 화력 집중

입력 2022-09-27 04:05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터져 나온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MBC 때리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비속어 논란’을 더불어민주당과 MBC의 ‘정언유착’으로 규정하면서 반격을 가했다.

이에 대해 MBC는 “좌표찍기를 통한 부당한 언론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MBC의 행태는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순방 보도에서 최초로 대통령의 ‘비속어 프레임’을 씌운 MBC는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기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잡음 탓에 윤 대통령의 발언 중 일부 단어가 뚜렷하게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MBC가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넣어 시청자들의 인식을 왜곡시켰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MBC의 첫 보도가 나오기도 전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시점은 (지난 22일) 오전 9시33분”이라며 “MBC의 관련 보도 시점보다 34분이 빠르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이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냐”고 반문한 뒤 “민주당과 MBC가 팀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광우병 사태 때도, 검언유착 사건 때도 MBC가 중심에 있었는데, 이번에도 MBC가 중심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 관련자에 대한 명예훼손 고발과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손해배상 청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 등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언유착’이라는 황당한 의혹”, “음모론”이라며 일축했다.

MBC는 유튜브에 최초로 동영상을 올린 시각이 그날 오전 10시7분이었고, 박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시각은 오전 9시33분이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중요한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은 “‘대통령 비속어 발언’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떤 왜곡과 짜깁기도 없었다”며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