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전면 해제… “실내는 7차 유행 뒤 풀어야”

입력 2022-09-27 04:05
숙명여대 응원단 니비스 단원들이 26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에서 열린 축제 '청파제'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부스를 홍보하고 있다. 이날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 해제됐다. 이한형 기자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자문위) 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아직 이르다며 7차 코로나19 유행 뒤 한 번에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영·유아의 경우 먼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해야 한다는 이견도 만만치 않다.

정 위원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7차 유행에 대비해 (유행 전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푸는 건 개인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7차 유행의 영향이 크든 가볍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일시에 다 같이 (마스크를) 벗는 게 혼선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 유행 전 실내 마스크 의무를 완전 해제해선 안 된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 문제는 영·유아에 한정해 먼저 해제할지 여부다. 영·유아의 경우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 언어·정서 발달을 저해한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사견을 전제로 “언어 발달은 대학까지 계속된다. 중·고등학생의 언어 발달은 중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문위가 꽤 긴 시간을 할애해 두 차례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각 위원이 생각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의견을 개진하도록 서면으로 제출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저희 입장을 밝힐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자문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방역정책 중 한꺼번에 모든 걸 완화했던 예는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검역이나 격리 의무도 마찬가지였다. 그게 가장 안전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전면 해제에 앞서 우선 영·유아의 실내 마스크 착용 기준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박은영 동아보건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영·유아의 언어발달 지연 자체가 전국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언어 구사력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키는 게 만 2~3세 연령대인데 최근 어려워지면서 다른 발달 장애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이 유치원에 투명 마스크를 보급하는 등 언어발달 우려에 대한 보완책을 시행 중이지만 어린이집은 해당되지 않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