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제26차 세계오순절대회가 열린다. 오순절 운동은 한국교회에서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교단이나 순복음교회 사역으로만 이해하고 있지만, 세계 기독교 현장에서 그 영향력과 운동성은 놀랄 만한 정도로 강력하다. 최근 출간된 ‘이슬람 세계에 부는 바람’에서는 지난 30년간 무슬림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증유의 개종운동과 관련해 오순절교회의 역할을 언급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불의 혀’(행 2:3) 성령의 움직임은 땅끝을 향하고 있다. 오순절 운동과 관련해 26일 미국 덴버신학교 스콧 웨닉 교수(역사신학)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세계 오순절 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몇몇 학자들은 오순절 운동을 기독교의 미래를 이어갈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 하비 콕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1세기가 오순절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했다. 오순절은 또 기독교 역사에 일어난 세 번째 혁명으로도 설명한다. 동·서 교회의 분열, 종교개혁과 개신교 시작, 그리고 오순절 운동이다.
“역사적 기독교 운동으로서 오순절주의는 새로운 장면이다. 오순절 운동은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아주사 거리)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빠르게 남미와 아프리카로 확산됐다. 20세기 중반까지 그것은 세계 기독교의 지배적인 표현(expression)이 됐다. 20세기 말까지 오순절 운동은 지배적이었다. 다양한 개신교파와 동방 정교회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 수백만 명이었다면 오순절 기독교인은 수천만에 달했다. 이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부터 중국 본토의 지하교회, 그리고 전 세계 모든 곳으로 퍼졌다. 기독교 역사상 오순절 운동이 3차 혁명인지 아닌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오순절 운동은 로마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에 스며든 새롭고 활기차고 빠르게 확장되는 개신교의 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기독교 복음주의 안에서는 오순절 운동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반지성주의, 극단적 신앙, 모든 신자의 선지자주의(사도주의) 등이 그렇다.
“역사, 신학적으로 정통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오순절주의의 한 가지 주요 문제는 표적 은사와 성령의 개인적 체험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신학적 이해를 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오순절 기독교의 파워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정통 기독교의 다른 (신앙) 표현들보다 신학적 토대가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
-오순절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역사가이자 신학자로서 제한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대답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오순절 운동이 지금까지 빠르게 성장한 주된 이유는 성령이 주요 동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역사적 복음주의 진영에 있는 대부분 기독교파는 표적 은사와 관련해 오순절 해석학에 의해 설득되지 않지만, 현실은 초대교회가 그 안에 강한 은사적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성장과 확장의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 그것을 촉진했다는 점에서 살펴야 한다. 20세기 초 이후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순절 운동의 성령 체험은 다른 교파와 교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오순절 운동이 세속화 물결 속 현대 교회를 깨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모든 기독교인이 성령 세례를 믿지만(고린도전서 12장 참조), 우리는 그 의미와 기능을 이해하는 방식에서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오순절 교인들은 표징이나 은사에 대한 구두 및 가시적 표현과 결합한 경험적 이해에 크게 의존한다. 그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독교의 표현이다. 여성의 공적 역할 참여나 평등주의, 예언적 입장에 대한 강조를 고려할 때에도 이미 세계 기독교 운동에 매우 중요하고 가시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초월적이고 초자연적인 영역을 열어줌으로써 세속 사회, 특히 서구 사회의 지나치게 합리적이고 내재한 세계관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제공한다. 더 많은 복음주의 교회가 성령의 인격과 사역을 오순절주의로 받아들인다면 그들도 그들의 교회가 같은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교수님은 오순절 운동이 세계 곳곳을 향하고 있다고 했다. 오순절 확산이 1400년간 문이 닫혔던 이슬람 선교에도 영향을 끼칠까.
“이슬람과 기독교의 접점에서 나온 최근 보고에 따르면 무슬림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중 하나는 선교와 전도에 대한 오순절 교회의 노력이다. 이슬람 세계의 잃어버린 자들에게 다가가려는 오순절 운동의 열망은 사람과 돈, 노력, 특히 기도를 그들 선교 활동에 투입하기 때문에 열매를 맺고 있다고 본다. 하나님은 이슬람 세계를 복음화하기 위해 다양한 메커니즘뿐 아니라 오순절 운동을 존중하고 계신다.”
-한국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의 사역을 평가한다면.
“조용기 목사는 생전에 수많은 나라를 다니며 복음을 전했고 한국에 오순절 운동의 불을 붙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거대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주님의 쓰임을 받았다. 고든 맥도날드 목사를 비롯한 수많은 미국 목회자들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했고 그리스도와 그의 사역에 대한 헌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들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