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의를 방관하는 것은 불의”라며 지지자들을 향해 ‘의를 위한 행동’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참사’를 강력 비판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시켜 더 강력한 대여 공세를 펼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밤늦게 페이스북에 “불의를 방관하는 것은 불의입니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시점에 올린 글이어서 이 대표가 ‘비속어 논란’ 등 이번 순방 기간에 불거진 각종 논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에서 펼쳐질 일전을 앞두고 대여 전투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특히 ‘오늘 불의를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 끝까지 갑니다’라는 지지자의 댓글에 “수고 많으셨다.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고 다시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25일 “깨어 있는 양심, 행동하는 민주당을 강조하셨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정신을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흔들리는 현시점에 이 대표가 ‘차기 지도자’로서 정치적 기반을 확실히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 지지자들이 보시기에 지금 상황은 대통령이 부재한 상황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비속어 논란)이 아마 민심의 분기점이 될 것 같고 폭발력도 상당한 것 같다”면서 “이 대표의 글도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의를 위한 행동’에 대해 박 대변인은 “이번 순방에서 드러난 거짓말로 인해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김건희 여사) 특검이나 국정조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행동’은 그 부분을 강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