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국내 11개 연회를 이끌 새로운 감독들이 선출됐다. 신임 감독들은 각 연회의 영적 지도자 역할을 하면서 2년간 소속 연회의 각종 사업과 행정을 총괄하게 된다.
24일 치러진 제35회 기감 총회 감독선거 결과에 따르면 서울연회와 서울남연회 선거에서는 각각 이용원(영천교회) 목사와 채성기(오류동교회) 목사가 당선됐다. 중부연회 선거에선 김찬호(강화은혜교회) 목사가, 경기연회 선거에서는 박장규(동탄교회) 목사가 뽑혔다.
동부연회와 충북연회 선거에서는 김영민(강남교회) 목사와 박정민(시온성교회) 목사가 각각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김동현(제자들교회) 목사는 남부연회 신임 감독에, 김성선(삼봉교회) 목사는 충청연회 신임 감독에 선출됐다. 1명씩만 단독 입후보했던 중앙연회 삼남연회 호남특별연회에서는 한종우(하늘샘교회) 정동준(동래온천교회) 김필수(비전교회) 목사가 각각 무투표 당선됐다.
당선인 11명의 출신 학교를 보면 감리교신학대 출신이 8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목원대와 협성대 출신은 각각 2명, 1명이었다. 당선인의 평균 연령은 61.1세였으며 최고령 감독은 66세인 이용원 목사, 최연소 감독은 1964년생으로 올해 58세인 김찬호 목사였다.
이번 선거는 선거법이 크게 바뀐 뒤 치러진 첫 선거였다. 기감은 지난해 입법의회를 통해 ‘정회원 11년급 이상’으로 돼 있던 선거권자 규정을 ‘정회원 1년급 이상’으로 바꿨다. 유권자 규모를 크게 확대해 선거에 금권이 개입할 여지를 줄이겠다는 게 선거법 개정의 취지였다.
젊은 목회자들이 대거 투표권을 갖게 되면서 과거 9000명 수준이던 유권자 규모는 1만5000여명으로 늘었다. 해외 선교사나 해외 교회 선거권자, 도서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자투표를 실시한 한 것도 주목할 만했다. 이들은 이메일이나 카카오톡으로 받은 투표 참여 링크에 접속해 본인 인증 과정을 마친 뒤 투표에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교회 업무가 가장 몰리는 토요일에 선거가 치러지는 탓에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투표율은 예상보다 높은 83.3%를 기록했다. 이 같은 투표율은 2년 전, 월요일인 10월 12일 치러진 감독회장 및 감독선거 투표율(83.1%)과 비슷한 수치였다. 기감은 비용 절감과 투표율 제고를 위해 모든 유권자를 상대로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 계획을 철회했었다.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곳은 남부연회로 93.8%에 달했다.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도 남부연회에서 나왔다. 이 연회 신임 감독에 선출된 김동현 목사의 득표율은 67.4%였다. 충북연회와 남부연회, 충청연회의 투표율도 9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으며,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연회는 중부연회로 69.7%였다.
개표 과정에서 가장 화제가 된 곳은 충북연회였다. 이 연회에서는 1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박정민 목사는 현장투표에서는 뒤졌으나 전자투표 결과가 더해지자 역전에 성공하며 신승을 거뒀다. 신임 감독들의 취임식은 다음 달 27~28일 서울 광림교회에서 예정된 행정총회에서 진행된다. 기감의 해외 연회인 미주자치연회의 경우 자치법에 따라 지난 5월 이철윤(퀸즈교회) 목사를 감독으로 선출했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