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이 학령기 아이들에게 안구건조증은 물론 근시 진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급성 후천적 일치 내사시’까지 일으킨다는 사실을 아는 부모는 많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에 따르면 사시 환자는 2017년 16만638명에서 지난해 17만2960명으로 7.6% 증가했다. 사시는 두 눈 중 한쪽의 시선이 다른 지점을 향해 있는 것으로, 특히 눈동자가 안쪽으로 치우칠 때가 내사시에 해당된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안과 이유미 교수는 26일 “우리 눈은 가까운 물체를 볼 때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절 작용과 함께 눈을 모으는 폭주 작용을 하는데, 이런 상황이 일정시간 이상 지속되면 눈 안쪽 근육이 강화되면서 눈동자가 안쪽으로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내사시는 주로 7세 미만 아이에게 생기지만 최근 7~19세 청소년에서 내사시 발병이 느는 추세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루 최대 4~8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글씨가 매우 작은 데다 대부분 30㎝ 이내로 가까이 두고 사용하기 때문에 눈이 화면에 초점을 맞추고자 조절과 눈모음 작용이 과도하게 일어난다. 그에 비해 눈벌림 작용은 적어져 비슷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내사시를 초래하게 된다.
이 교수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발생한 급성 후천적 일치 내사시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내사시가 지속되면 복시(이중으로 보임)나 거리감 및 입체감 저하 등 다양한 시각적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도 내사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시용 특수안경(프리즘)을 착용하는 방법과 사시 교정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자녀의 후천적 내사시 예방을 위해선 스마트폰 사용을 30분 이상 지속하지 않게 하고 하루 최대 사용 시간은 4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스마트폰과 눈 거리는 최소 30㎝로 유지토록 교육한다. 또 옆으로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게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