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유럽의 허브 공항 코로나보다 인력난이 더 걱정

입력 2022-09-22 04:04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19일(현지시간) 항공권 발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채 기다리고 있다. 공항기자단

지난 19일(현지시간) 찾은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는 승객도, 공항 직원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발권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이 공항 안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말라가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기다리던 한 승객은 “스키폴 공항의 보안검색원 등 직원 부족으로 보통 2시간 정도 소요되던 대기시간이 4시간가량으로 늘었다. 다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대표적 공항인 스키폴 공항에는 이용객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보다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역 조치 등으로 여객 회복이 더딘 한국의 공항들이 본격적인 엔데믹 상황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미리 보여준다. 스키폴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출국하기 위해 심사를 받는 동안 코로나19 확진 관련 별도 검사나 확인 절차는 없었다. 스키폴 공항은 검역 완화 등으로 국적 항공사인 KLM과 저가항공사(LCC) 중심으로 네트워크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키폴 공항은 지난 7월 승객 518만명을 처리했다. 2019년 7월 대비 77% 수준이다. 코로나19 회복 수준에 따라 올해 안에 2019년의 85% 수준(최대 6000만명)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공항 인력난에 따른 혼란은 여전하다. 유럽 공항에서 최근 불거진 수하물 대란, 비행기 연착·취소 같은 대란은 ‘에어마겟돈’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키폴 공항의 경우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항공편을 놓쳤다는 민원 등이 올해 들어서만 2000건에 이른다. 인력난은 정년 퇴직, 다른 업종으로의 이직 등으로 지난 3년간 이탈한 공항 인력을 복구하지 못하는 데에 기인한다. 스키폴 공항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보다도 인력난이나 유류세 등으로 항공산업 회복이 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상황은 조금 다르다. 한국 공항들은 방역 조치의 완화 여부가 회복의 관건이라고 본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올해 7월 여객 실적이 173만9000명이다. 2019년 7월과 비교해 27.9%에 그친다. 공항 업계 관계자는 “한국 공항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인력 이탈이 크지 않아 본격적으로 항공여객이 회복되더라도 인력난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키폴 공항=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