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자유 확대와 연대로 팬데믹·기후위기 문제 해결”

입력 2022-09-21 04:08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황준국 주유엔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뉴욕에 3박4일간 머무르며 유엔총회 참석 등 다자 외교를 펼친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사와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 주제였던 ‘자유’를 유엔총회에서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자유의 확대 문제를 국제사회 차원으로 확장시키면서 팬데믹·기후위기·전쟁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 연대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자유와 연대-전환기 해법의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각국에서 참석한 정상급 인사 중 10번째 순서였다. 이번 유엔총회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회원국 정상 등이 직접 총회장에 나와 연설하는 오프라인 방식으로 개최됐다.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출발점은 그동안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축적해온 국제 규범 체계와 유엔 시스템을 존중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팬데믹, 탈탄소, 디지털 격차 등 국제적 현안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한국이 먼저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액트 에이(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FIF)에 3000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트 에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공정한 배포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주도로 개발도상국의 보건 안전을 위해 마련된 글로벌 펀드에 대한 기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날 연설에서 북한을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다만 윤 대통령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인권 유린 문제를 지적하면서 간접적으로 북한 관련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북 메시지는 이미 발표한 ‘담대한 구상’에서 더 이상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자유에 바탕을 둔 국제사회의 연대라는 거시적 메시지도 보기에 따라서는 북한에 대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