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신성’이자 브라질 ‘에이스’ 계보를 이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인종차별에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사무국이 나서 규탄 성명을 냈다.
라리가 사무국은 19일(현지시간) “라리가에서 혐오 표현은 설 자리가 없다”며 “혐오 표현이 이뤄진다면 라리가가 구단과 협력해 정의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장 안팎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에 대해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와 함께 세계 축구계의 3대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지난 5월에는 2021-2022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버풀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빅이어’를 팀에 선사했고, 불과 며칠 뒤 한국과의 6월 A매치에도 교체 출전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그를 향한 인종차별은 최근 ‘춤 세리머니’에서 시작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11일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와의 경기에서 득점 한 뒤 춤을 추며 자축했다. 하지만 에이전트인 페드로 브라보가 “스페인에서는 상대를 존중해야 하며 원숭이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브라보는 실언을 인정했지만, 그의 실언에 동조하는 팬들이 비니시우스를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도 그를 향한 인종차별이 부각됐다. AT마드리드 팬들은 경기 전부터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브라질 출신 팀 동료 호드리구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춤 세리머니를 추며 비니시우스를 옹호했고, 비니시우스도 달려와 같은 춤으로 화답했다. 브라질 출신 네이마르와 펠레 등도 그를 응원했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을 향한 비난에 “계속해서 춤을 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피부색이 반짝이는 눈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한 전쟁이 있을 것’이라는 문신을 내 몸에 새기고 있다”며 “그 생각을 영원히 내 머릿속에 둘 것이고, 그게 내 삶의 철학이자 삶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