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안정감을 택했다. 국민의힘은 19일 새 원내대표로 5선의 주호영 의원을 선출했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당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를 당한 이후 24일 만에 전면에 다시 나서게 됐다. 다만 주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경선 투표를 실시했다.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10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주 원내대표는 61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호남 출신 재선인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었다. 무효표는 3표였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선 당이 안정돼야 한다”면서 “그다음에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야겠다”고 밝혔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주 원내대표는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다. 바른정당과 미래통합당의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그는 당내 최고의 협상가로 평가된다.
당헌상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주 원내대표가 중도 사퇴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만 맡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주 원내대표의 선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새 비대위마저 멈춰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 당대표 직무대행 역할까지 겸할 수 있는 주 원내대표가 적임자로 꼽혔다.
그러나 이 의원이 42표를 획득하며 의외의 선전을 한 것은 파장을 일으켰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주호영 추대설’이 나왔으나 반란표가 예상외로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중진의원은 “그동안 윤심(尹心)을 거론하면서 당을 일방적으로 이끌었던 친윤계에 대한 불만이 집단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의원은 “이 전 대표와 갈등만 빚고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는데,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친윤 의원들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봉합이 최우선 숙제다. 윤리위원회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등 ‘이준석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에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지금 제가 판단하기에는 하나가 됐으면 제일 좋겠지만 상황이 너무 많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도 과제다. 민주당은 ‘영빈관 신축’ 문제 등을 계기로 대통령실 국정조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도 당론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다음 날인 25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민생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신임 지도부가 이 자리에 참석한다.
정현수 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