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난마돌’ 지나간 자리… 가을이 성큼

입력 2022-09-20 04:08
시민들이 19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핼러윈 테마가든에 핀 팜파스그라스 사이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한반도를 스쳐 지나가며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이 물러가면서 20일부터는 완연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전국은 구름이 많고 선선한 날씨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이 11~19도, 낮 최고기온은 19~25도로 하루 전보다 4~8도가량 떨어지겠다. 이튿날인 21일엔 아침 최저기온이 더 내려가 9도까지 떨어지는 곳도 있겠다.

이 같은 ‘가을 날씨’는 난마돌과 관련 있다.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던 태풍이 한반도에서 멀어지면서 그 자리에 북서쪽의 차가운 공기가 밀려 내려왔다. 다만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4일 이후로는 기온이 소폭 올라 낮 기온이 다시 25도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울산이 제14호 태풍 ‘난마돌’ 영향권에 든 19일 오전 동구 방어진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난마돌은 이날 오전 10시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을 지나갔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 부산, 11시 울산, 정오 포항에 가장 가까웠다. 기상청은 오후 3시 기준으로 난마돌이 일본 오사카 서북서쪽 3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3㎞로 북동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 980hPa(헥토파스칼)로 분류체계상 ‘중’에 해당하는 난마돌은 국내에서 점차 빠르게 멀어지며 20일 중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할 전망이다.

국내에 상륙하진 않았지만 강풍에 따른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과 울산 등지에서 건물 외벽과 간판이 떨어져나갔고 도심 가로수도 쓰러졌다. 건물 내부에 몰아친 강한 바람 탓에 부산에서만 8건의 승강기 갇힘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는 한 초등학생이 강풍에 떨어진 외벽담장 아크릴 소재 펜스에 부딪혀 눈 주위가 10㎝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강풍으로 높아진 물결에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제주도에선 전날 오후 7시47분쯤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 인근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던 A씨가 파도에 휩쓸렸다 구조됐으나 숨졌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 대구 울산 지역에서 1356세대가 정전 피해를 봤다. 또 부산 울산 경남·북을 통틀어 총 664세대 831명이 일시 대피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