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도 느려, 밤 12시!”… 2차 배송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22-09-20 00:02
홈플러스 직원들이 당일 야간배송 서비스인 ‘오늘밤 마트직송’을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 서비스를 기존 4개점(영등포점, 영통점, 칠곡점, 수성점)에서 서울 강남권역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홈플러스 제공

새벽배송보다 빠른 밤 12시 배송. 수익성 악화로 새벽배송에서 철수한 유통업체들이 ‘당일배송’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온라인 쇼핑의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당일배송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사업 확장보다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을 바꾸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일 야간배송 서비스인 ‘오늘밤 마트직송’을 서울 강남권역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4개점(영등포점, 영통점, 칠곡점, 수성점)에 이어 남현점과 잠실점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늘밤 마트직송은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2시 이전까지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당일배송의 온라인 주문 마감(오후 2시)을 5시간 연장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 격전지인 서울 강남을 공략한 뒤 전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새벽보다 빠른 오늘밤’이라는 콘셉트는 새벽배송보다 경쟁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라면서 “최근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여러 기업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지만, 오늘밤 마트직송은 자체 온라인 배송 시스템을 활용한 야간배송으로 사업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하며 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 4월 새벽배송 론칭 2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면서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주문 후 2시간 내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한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가, 지난 7월엔 GS프레시몰과 밀키트 전문 업체 프레시지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었다. 물류 인프라 구축, 야간 인건비, 재고 처리 등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서다.

그러나 당일배송 시장도 좁아지고 있다. 롯데온은 당초 바로배송 가능 점포를 50개까지 늘릴 계획이었지만, 30개에서 20개로 줄였다. SSG닷컴도 당일배송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배송권역을 조정하며 전북 군산점, 경북 영천점 등의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주문 건수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일배송 서비스 확장에 나서려던 업체들은 물류 효율화 작업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일배송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기조가 바뀌고 있다. 수요가 높은 곳에 몰아주고 아닌 곳에는 힘을 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