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의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169석을 가진 원내 1당의 화력이 온통 대통령 부인에게 퍼부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의혹을 그대로 둔 채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자기는 수천만 원짜리 목걸이를 차고, 영빈관을 새로 만들어 고혈을 짜려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영빈관 신축 배후가 김 여사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여사가 대선 기간 중 유튜브 채널 기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이 근거다. 영빈관 신축은 의문이 많은 사안이다. 그러나 녹취록을 근거로 김 여사가 배후라는 주장은 논리적 비약이다. 이날 시작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단골 소재였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집요하게 김 여사 문제에 매달렸다. 청와대 이전 논란이 불거지자, 이전 결정 배후로 김 여사를 지목했다. 김 여사가 착용했던 펜던트와 팔찌는 윤 대통령을 고발하는 근거로 사용됐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 수사 대상에는 김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이 포함돼 있다. 허위 경력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특검법 발의에 앞서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 역시 김 여사와 관련된 사안이다. 김 여사가 김해 봉하마을에 갈 때 함께 간 교수는 ‘비선 논란’ 대상이 됐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해외 순방에 꼭 같이 가야 하나”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 여사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여러 논란을 일으켰다. 검찰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수사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의혹 당사자인 김 여사의 책임이 크고, 이런 문제를 깔끔하게 매듭짓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책임은 더욱 크다. 다만 민주당의 주장을 듣다 보면 대한민국이 온통 김 여사의 비리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민주당의 집요한 공격이 노리는 효과일 것이다. 의혹이 있으면 밝혀야 한다. 하지만 원내 1당이 ‘김건희 죽이기’에만 매달려서야 되겠는가. 민주당은 과유불급의 의미를 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