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적벽대전’ 종지부… 광주시, 관리권 이관 방안 모색

입력 2022-09-20 04:05

20년간 이어진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 사이의 ‘적벽(赤壁) 대전’이 올해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상생발전 차원에서 적벽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망향정 일원 관리권을 화순군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화순군은 2003년 2월부터 관리권 이관을 요청해왔다. 붉은색의 수직 절벽이 절경을 이루는 화순 적벽은 1519년 기묘사화로 동복에 유배 온 신재 최산두가 중국의 적벽과 버금간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다. 동복천 상류 수역의 깎아지른 절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등의 자태가 아름답고, 인접한 옹성산·동복호 등의 수려한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방랑시인 김삿갓은 적벽의 황홀한 풍경에 반해 특유의 방랑벽을 잠재우고 13년간 머물며 수많은 시를 남겼다. 2017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112호로 지정받았다.

화순 적벽은 행정구역상 화순군 이서면 630-1번지다. 화순군은 적벽을 화순 제1경으로 지정하고, 2015년부 맞은 편 망향정 등에서 적벽을 둘러보는 ‘설렘화순 버스투어’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지정과 더불어 망향정 일원을 광주시가 줄곧 관리하면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두 지자체는 ‘동복댐 상생협의회’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지금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민선 8기 들어 열린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에서 화순 동복댐 환경개선과 정비사업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상생의 물꼬를 텄다. 광주시 관계자는 19일 “화순 적벽 일대 관리권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화순군과 세부적 관리사항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