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근접하자 정부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일본을 강타한 태풍의 영향이 남부·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국내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한반도를 가장 가깝게 지날 19일 오전부터 낮까지가 고비다.
행정안전부는 18일 정오를 기준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응 단계를 기존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했다. 태풍·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높였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만이 국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관계 기관에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난마돌의 위력은 지난 5일 영남 지역을 직격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지난 17일 오후 태풍 분류체계상 최고 등급인 ‘초강력’으로 발달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태풍 중 힌남노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매우 강’으로 한 단계 내려섰음에도 935hPa(헥토파스칼)의 중심기압, 초속 49m의 최대풍속을 보이며 북서쪽으로 올라오던 난마돌은 19일 본격적으로 진로를 돌릴 전망이다. 규슈를 거쳐 일본 열도를 관통해 한반도와는 반대 방향인 북동쪽으로 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반도 연안을 지나거나 국내를 직접 관통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영향권에 들어갈 제주도·영남 등의 지역에 힌남노를 비롯한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누적돼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지반과 배수 능력이 상당히 약해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내 피해 우려가 가장 큰 시간대는 19일 새벽부터 낮까지다. 특히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태풍 피해를 결정하는 3대 요소인 비와 바람, 파도가 모두 예상된다. 부산시교육청은 19일 모든 유·초·중·고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고, 울산과 제주 등은 일부 학교에서 원격수업에 들어가거나 등교 시간을 늦췄다.
비는 19일까지 경상권 해안에 최대 150㎜ 넘게 내리겠다.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강원영동과 경상권 내륙, 전라 동부내륙, 제주도 등지에도 비가 오겠다. 여기엔 북서쪽의 찬 공기와 태풍이 공급하는 따뜻한 공기가 합쳐진 동풍의 영향도 작용하겠다.
바람 역시 제주도와 경상 해안을 중심으로 강하게 불 전망이다. 순간적으론 초속 25~35m를 넘을 수 있다. 이날 오전 제주를 시작으로 전남·경남 대부분 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주말새 내륙을 중심으로 관측된 늦더위는 오는 20일 난마돌이 물러가며 한풀 꺾일 전망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