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를 정상 가동하기 위해 주말 내내 총력전을 벌였다. 피해가 컸던 압연공정 등을 3개월 이내에 정상 가동하는 게 목표다. 일부에서 정상화에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기간의 절반 수준이다.
포스코 측은 태풍에 대비해 전 공정을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 큰 피해를 막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책임론’을 반박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17일부터 이틀간 포스코 및 협력사 임직원 1만5000여명이 포항제철소 복구 활동을 벌였다고 18일 밝혔다. 압연 공장의 배수 작업은 마무리 단계이고, 압연공정의 전력 공급은 67%까지 진행됐다. 앞서 3전기강판 공장을 재가동했고, 2전기강판 공장 일부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17일 복구작업에 뛰어들었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도시락을 나누며 진흙을 제거한 최 회장은 “복구 작업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포스코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포스코는 현재 압연 공장의 지하시설물 진흙 제거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19일부터 이달 말까지 하루 평균 3000여명의 그룹 임직원이 복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포스코는 통상적 태풍 대비책보다 더 강력한 방재대책을 수립·시행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체 정전·침수에 따른 2차 사고, 화재·폭발·인명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포항제철소 가동 이래 처음으로 전 공정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포스코에서 태풍 대비에 미흡했는지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4일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TF(태스크포스) 가동’ 관련 브리핑에서 “태풍 예보가 충분히 이뤄진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이유를 중점적으로 따져볼 예정”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