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라진 전셋값 내림세… 지난달 -0.28% ‘뚝’

입력 2022-09-16 04:05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연합뉴스

지난달에 전셋값 내림세가 한층 가팔라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도 이때를 기점으로 크게 꺾였다. 전세 혼란이 불거진다고 예상했던 지난달에 침체가 가중됐는데, 전셋값 하락세가 월간 통계에서 확인된 것이다. 금리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을 이사철 들어서까지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8월 월간 주택가격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에 전국 주택 전셋값 변동률이 -0.28%였다고 15일 밝혔다. 7월(-0.08%)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0.39% 내려 하락 폭이 전월(-0.13%)의 3배에 달했다. 서울은 0.17% 떨어져 전월(-0.07%)의 배 넘게 하락했다.

매매가격의 내림세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가팔라졌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0.29%로 7월(-0.08%)보다 3배 이상 낙폭을 키웠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0.55%) 이후 13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 수도권도 0.40% 떨어져 전월(-0.14%)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전셋값 폭등을 걱정하던 8월에 오히려 두드러진 내림세를 보인 것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울트라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1.0%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금리는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의 하락 흐름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2주차(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한 주간 0.16% 떨어졌다. 2012년 12월 2주차(-0.17%) 이후 9년9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도 -0.16%를 기록했다. 직전 주와 다름 없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집값 하락에 대해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하고 있다. 추석 연휴로 매수 움직임이 줄어들고,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와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지속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