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종료를 언급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기에 어느 때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아직 다다르진 못했지만 (팬데믹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마라토너는 결승선이 보여도 멈추지 않고 더 열심히, 남은 구간을 전력으로 달린다. 우리도 그래야 한다”며 “결승선을 넘어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더 많은 변이와 죽음, 파괴, 불확실성을 마주할 것이다. 기회를 잡자”고 덧붙였다.
WHO가 고무적 메시지를 내놓은 건 세계적으로 유행 감소세가 뚜렷해서다. WHO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일주일간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1812명으로 집계돼 2020년 3월 2일 이래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확진자도 126만4456명으로 2020년 6월 22일 이후 가장 적다. 국내 상황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5만7095명으로 전주 대비 1만9605명 줄었다. 평균 사망자도 5.3명으로 12.1명 줄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발언에 대해 “팬데믹을 종결시키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를 더 적극 활용해야 하고, 유행 감소기인 이 시점에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으로 가는 과정에서 정부 당국이 전문가와 긴밀히 협조해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계절독감(인플루엔자)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1000명당 의심환자를 나타내는 지표인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은 지난 12일까지 일주일간 4.7명으로 유행주의보 발령기준인 4.9명에 근접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고위험군 대상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위탁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시행한다. 생후 6개월 영아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 중 2회 접종 대상자는 오는 21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는 다음 달 5일부터다. 만 75세 이상이 다음 달 12일부터 접종하는 것을 비롯해 만 70~74세는 같은 달 17일, 만 65~69세는 20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고령자는 올해 말까지, 어린이·임신부는 내년 4월 30일까지다. 무료 접종대상이 아닌 이들은 일반 의료기관에서 유료 접종할 수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