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뛰어난 건축가의 꿈 실현하기 위해 달리다 지친 삶… 부활 믿은 후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최고의 집 건축

입력 2022-09-19 03:06

신실한 믿음의 어머니 영향으로 하나님의 존재는 내게 큰 자리를 차지했다. 많은 신앙서적을 읽으며 ‘어떻게 한번 뿐인 인생을 하나님을 위해 살까?’ 하는 의문이 늘 있었다. 그래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으로 큰 힘을 얻곤 했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대학진학을 고민하던 중, TV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새 집을 선물해주는 것을 보았다. 뛰어난 건축가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무서운 집중력과 열정을 발휘하여 건축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이 시작되며 힘든 프로젝트를 멋지게 수행하고, 학기마다 외부인사와 많은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하고 공개평가를 받는 사이에 뚜렷하게 앞서 나갔다. 그러나 이어지는 실기와 실습, 과제 등으로 수시로 밤을 새고 지독한 본드와 스프레이 냄새가 진동하는 설계실에서 며칠 밤을 새며 육체적, 정신적 한계도 느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 수상의 꿈으로 버텼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갈 때, 외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 빈소에서도 과제를 해야 했고 아픔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학교로 달려가 밤을 새다가 피로 누적으로 쓰러졌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링거를 꽂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인데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으니, 건축을 시작한 이유가 뿌리째 흔들렸다.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겠구나!’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답은 오직 하나님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침 수련회에 참가하는 어머니를 따라 나섰다.

첫 예배가 끝나자 한 친구가 구원의 확신에 대해 물었다. ‘방언을 받았고…’하며 말을 시작하는데 구원과 방언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순간, 얼마 전에 본 마태복음의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예수님의 부활은 역사적인 사실이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을 수 있는 증거라는 교회 언니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허상을 붙들고 있었음이 비춰지며 내 믿음의 실상을 정확히 알게 됐다. ‘하나님은 대체 누구인가?’ 심각하게 고민을 거듭하는데 ‘주되심’이란 말이 귀에 딱 들렸다. 그리고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유는, 다시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말씀이 충격이었다. 믿음은 매사에 그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주인으로 영접해야 한다는 사실에 역사의 한복판에 기록된 부활이 딱 보이며 ‘아, 예수님이 정말 부활하셨구나.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는구나!’ 모든 변명이 사라지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 끊임없이 나를 기다리신 그분 앞에 내 멋대로 살던 죄를 다 토해내며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울부짖으며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영원한 주인으로 모셨다.

그때부터 내 모든 시간은 하나님의 시간으로 바뀌며 바쁜 학교생활에도 교회를 오가며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삶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운동선수는 경기로, 교사는 아이들을 통해, 음악가는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지만 건축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로마서 1장 말씀을 묵상하던 중 건축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더 놀랍게 경험하고 창조주를 생각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과 하나님이 만드신 그대로에 가장 가깝게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건강한 건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학과 40주년 행사 때 과대표 우수학생으로 뽑혀 기념식에서 장학금을 받았고, 자신의 회사설립과 경영에 대해 발표할 때 하나님께서 알려주신 건축관 그대로 설명하여 1등을 했다. 거액의 교내외장학금을 받았고 교수님이 수업시간마다 내 얘기를 하셔서 많은 후배들이 조언을 해 달라며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인이라며 잊지 않고 복음을 전했다.

졸업고사와 작품설계 마감 2주 전에 무릎을 크게 다쳤다. 그런데 수술 후 재활 중에 문제가 생겨 재수술을 했다. 24시간 기계로 재활하는 고통 가운데도 주님이 함께 하셔서 기쁨으로 견딜 수 있었다. 그렇게 2개월이 넘어가자 졸업전시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너를 보면 할 수 없지만, 예수님을 바라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공동체의 기도와 응원에 새 힘을 얻어 전시회 5일 전에 퇴원해 기적적으로 전시회를 마쳤다.

그 후 한 달에 4개 프로젝트를 전국 건축공모전에 출품하여 모두 수상하고, 졸업 작품은 학교대표로 전국 전시회에 출품되어 건축분야 대한민국 대표 6인으로 선정됐다. 내 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일을 하나님께서 이뤄주신 것이다.

지금은 춘천에서 ‘이이공 아키텍츠’라는 사업장을 열어 교회 공동체 지체 4명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출근과 동시에 예배를 드리고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하루가 되게 해 달라는 기도로 출발한다.

하나님의 손길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행복해하는 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지난 시간이 떠오르며 하나님께 감사만 나온다. 부활로 흔들림 없는 믿음과 끊을 수 없는 사랑과 영원한 소망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가진 재능이 오직 주님을 위해 사용되기를 기도한다.

김지나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