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포스트 권성동’ 누구… 주호영 추대냐,경선이냐 ‘눈치작전’

입력 2022-09-15 04:07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회의장 벽면에는 ‘다함께 새롭게 앞으로’라는 새 문구가 내걸렸다. 정 위원장은 “카피를 제가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이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을 14일 마무리했다.

국민의힘은 당규에 따라 16일 원내대표 선거일을 공고해 17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뒤 예고했던 시간표대로 19일 새 원내대표를 뽑을 계획이다. ‘포스트 권성동’을 뽑는 국민의힘 원내 사령탑 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상한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10명 안팎의 중진의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새 원내대표 선출 닷새 전인 이날까지 단 한 명의 의원도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는 ‘눈치작전’이 계속되고 있다.

추대를 할지, 경선을 할지 등 선출 방식도 확정되지 않았다. 새 원내대표가 1년 임기를 새로 할지, 임시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 한시적인 임기만 맡을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깜깜이’ 원내대표 선거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여기에다 ‘정진석 비대위’의 순항 여부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등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첫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를 위원장으로 하고, 원내부대표들을 위원으로 하는 선관위 구성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19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합의 추대를 주장하는 측은 당 내홍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해선 최다선(5선)에다 합리적인 성향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혁 비대위원은 YTN라디오에 출연해 ‘주 전 위원장이 다시 거론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비상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주호영 추대설’이 힘을 받는 배경에 ‘윤심(尹心)’이 깔려 있다고 보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다만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정 위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당에서 해야 할 일”이라며 “비서실에서 관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추대론’에 맞서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지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으며, 경선을 통해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정 위원장은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복수의 의원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그게 순리이고 상식”이라고 밝혔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4선의 김학용 의원, 3선의 윤재옥·박대출·조해진 의원, 재선의 이용호 의원 등이다.

한 중진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엄중한 상황에서 원내대표 추대론이 힘을 얻는 것 같다”며 “당내 혼란을 막기 위해 출마 의사를 접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마를 저울질 중인 한 의원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당선된 원내 수장이 의원들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승은 강보현 기자 gugiza@kmib.co.kr